2023. 9. 27. 16:19ㆍ워킹데드/워킹데드 뉴스
글렌은 다음에 죽는다.
이 문장은 워킹데드 창시자 로버트 커크먼(Robert Kikrman)이 워싱턴 D.C. 외곽 지역의 벽으로 둘러싸인 커뮤니티 '알렉산드리아'에 릭의 그룹이 합류한 후, 삶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워킹데드 원작 코믹스 71화에 대한 자신의 노트에 휘날리듯 적어놓은 것입니다. 글렌은 아내 매기와 입양한 딸 소피아와 함께 빠르게 생활에 적응하지만, 이들 부부는 60명의 생존자가 있는 알렉산드리아 세이프 존을 위한 보급품을 구하기 위해 벽 밖으로 나가는 글렌의 역할 때문에 싸웁니다.
이후 74화에서 글렌은 글렌의 전임자인 스콧이 생명을 위협하는 감염으로 입원한 후 히스와 함께 보급품과 항생제를 찾으러 나갑니다. 히스와 떠나기 전, 글렌과 매기는 "Goodbye."라는 전형적인 인사를 하지 않습니다. 이것 대신에 매기는 글렌에게 "내가 말하지 않으면 네가 돌아와야 하라 것 같았어."라고 말했고, 글렌은 매기에게 "어떤 것도 내가 너와 소피아에게 돌아오는 것을 막을 수 없어. 절대로. 두고 봐. 네가 알기 전에 다시 돌아올게."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커크먼은 워킹데드 딜럭스 71화의 컬러판 재인쇄본에 수록된 'The Cutting Room Floor'에서 "어떤 이유에서든, 저는 이 시점에서 글렌이 죽는 것으로 염두하고 있었습니다. 글렌은 가장 성숙한 인물처럼 보였고, 글렌의 죽음은 가장 많은 이야기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글렌의 죽음은 제가 계속해서 마음을 바꿀 것이기 때문에 다음에 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또다시..."
※ The Cutting Room Floor란, 시나리오가 있는 작품들에서 개발자의 숨겨진 메시지 등을 다루는 것을 뜻합니다. 원래는 각종 게임들의 더미 데이터 등 사용되지 않는 요소들을 설명해 둔 위키형 사이트입니다.
원작 코믹스 75화는 글렌과 히스가 워커들로 붐비는 골목길 위 옥상에 갇힌 모습을 보여줍니다. 두 보급품 파밍러들은 스캐빈저스(The Scavengers)라고 불리는 습격자 집단이 자신들의 부하 중 한 명을 미끼로 워커 무리에 밀어 넣은 틈에 도망치는 모습을 보고 공포에 질려 지켜봅니다. 약국을 뒤적이던 히스는 글렌이 워커에게 물리기 직전에 워커를 총으로 쏘게 되고 글렌은 살아남습니다.
저는 사실 75화에서 글렌을 죽일 계획이었습니다.
커크먼은 2012년 데일리 데드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60년대를 스토리라인에 도입하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원작 코믹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떤 사람들이 죽을지, 어떻게 죽을지를 계획하지만, 때때로 저는 커브볼을 던지며 제 마음을 바꿉니다."
그 커브볼들 중 하나는 워킹데드 100화에 등장하는데 네건은 자신의 철조망이 감긴 야구 방망이로 글렌을 때려죽입니다.
"글렌의 죽음에 대한 원래 제 생각은 그저 그것을 그런 우연한 사건으로 묘사하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니건은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남자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사람입니다. 여러분 앞에 서있는 남자가 '난 너희들 중 한 명을 죽일 거야. 나는 죽을 사람이 누구일지 모르고 난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이 더 무섭습니다. 그것은 끔찍하고 릭이 그것을 경험하는 것과 니건 앞에서 무력해지는 것은 원작 코믹스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입니다. 이런 스토리가 글렌을 이 시리즈의 인생에서 더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으로 만들어준다고 생각합니다."
로버트 커크먼은 원래 글렌을 더 일찍 죽이려고 했습니다. 그것도 일상적인 우연에서 말입니다. 그러나 글렌이란 캐릭터를 간단히 소비할 수 없었고, 니건이란 캐릭터의 등장과 함께 떠나보내는 것을 택했습니다.
워킹데드에서 글렌이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큽니다. 끝까지 자신의 영혼을 더럽히기 싫어 살인을 하지 않았던 글렌이었지만, 구원자들 전초기지에서 영혼을 더럽히는 순간 죽음에 이르게 된 글렌의 이야기는 매우 매력적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여러 헌신적인 글렌은 누구라도 좋아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작 코믹스든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든 간에 글렌의 사망 이후, 정말 원작자와 제작진에 대한 원망과 욕설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팬들은 그냥 대한민국 출신이기 때문에 좋아하기 시작했고, 그 이후 드라마 시청을 거의 대부분이 포기해서 매우 큰 타격이었는데, "이런 비하인드가 있어서 신선했지만, 니건에게 죽는 게 최선이었구나." 생각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다시 진화한 생각... 소신 하나 말하며 글을 마칩니다. 여러분은 제가 글렌의 죽음에 대한 비하인드를 설명해서 글렌이 죽지 않았을 수도 있었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모두 공감하실 겁니다.
그냥 다른 캐릭터를 죽였으면 됐잖아?
출처 : AMC, 이미지 코믹스, 스카이 바운드, 코믹북닷컴, 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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