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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운수 오진 날> 후기]

2024. 1. 1. 04:20드라마/드라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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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운수 오진 날> 후기


- 제목 : 운수 오진 날
- 장르 : 스릴러, 범죄, 공포, 느와르
- 공개 : 2023년 11월 20일, 2023년 12월 19일
- 회차 : 10부작
- 제작사 : 스튜디오 드래곤, 더 그레이트 쇼, 스튜디오N
- 채널 혹은 스트리밍 : TVING,
- 연출 : 필감성 / 조연출 : 위진우, 남오현
- 극본 : 김민성, 송한나
- 출연 : 이성민, 유연석, 이정은
- 촬영 기간 : 2023년 4월 23일 ~ 2023년 9월 26일
- 등급 : 19세 이상 관람가

 

OTT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티빙에서 오래간만에 괜찮은 작품이 나왔습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둔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운수 오진 날>은 택시기사 오택이 고액을 제시하는 장거리 손님을 태우고 가다가 손님이 연쇄살인마임을 깨닫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드라마입니다.

 

드라마의 소재는 현실에서 흔한 택시를 가지고 참신하게 극을 이끌어가는 점에서 매우 신선했습니다. 그리고 극이 진행하면서 나오는 현재 우리 사회의 제도적인 문제점과 안전불감증에 대해 꼬집으면서 좋은 메시지를 주었고, 극 중 전개와 등장인물들의 답답함이 나와 중간에 짜증이 간혹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좋았던 점은 후반부로 가면서 반전과 함께, 선한 택시기사가 악한 손님처럼 변화하는 과정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줄거리


멈출 수 없는 처절한 동행의 시작

 

<운수 오진 날>의 시작은 하루하루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택시기사 오택의 좋은 꿈인 '돼지꿈'이 나오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오택은 눈을 뜨자마자 로또를 삽니다. 그리고 그날 손님은 끊이지 않아 기분까지 좋은 상황이 일어나고 연예인 전현무를 만나면서 무엇이든 될 것 같은 상황이 벌어집니다. 특히 마지막 손님은 장거리 운행에 엄청난 금액을 제안을 하고 오택은 평소답지 않게 제안을 수락하고 떠나는 것으로 극이 진행됩니다.

 

그러나 마지막 손님은 시간이 지날수록 섬뜩한 모습을 드러내는 연쇄살인마였고, 자신의 가족과 본인의 목숨까지 위협받게 됩니다. 결국 모든 것을 잃은 오택은 손님인 금혁수(인 줄 알았으나...)에게 자신만의 씁쓸한 복수를 하며 드라마는 막을 내립니다.


개인적인 평가


상황이 사람을 만든다.

 

사람 좋고 폭력을 모르는 택시기사 오택은 극이 진행되면서 연쇄살인마 금혁수와의 대화를 하며 금혁수가 연쇄살인마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 순간부터 오택은 딸의 목숨을 담보로 시작된 금혁수의 협박에 의한 기행을 강제적으로 저지르게 됩니다.

 

오택은 자신의 목숨에 대한 위협과 딸의 목숨 때문에 살인에 가담하게 됩니다. 오택은 이 과정에서 모든 게 금혁수의 계획이었던 걸 알게 되면서 미쳐가고, 딸이 살해를 당한 후, 아내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등 가족들을 잃게 되면서 미쳐갑니다. 그리고 오택은 자신을 망가뜨린 금혁수를 상대로 한 복수를 결심합니다.

 

드라마의 결말은 4년 후의 오택이 금혁수처럼 변하게 되어, 금혁수가 자신에게 했던 것 그대로 되갚아주는 과정이 나옵니다. 그 과정에서 금혁수가 사실 이병민이라는 다른 사람인 것을 알게 되고, 이병민의 모든 것을 파괴하고 죽이기 전에 오택은 연쇄살인마 이병민을 살려줍니다.

 

결말은 선량하고 평범한 사람과 악한 연쇄살인마는 밑바닥부터 다른 것임이 느껴졌고, 복수가 마냥 답이 아니라고 느껴지면서 답답한 복수라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설 <운수 좋은 날>과 닮은 <운수 오진 날>의 상황.

 

처음에 오택은 좋은 꿈 덕에 손님이 끊이질 않으며, 장거리 운행으로 큰돈을 버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그런데 <운수 좋은 날>은 아내가 병으로, <운수 오진 날>은 자신이 엄청난 짓을 저지르고 딸이 살해되며 아내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엄청난 걸 겪습니다.

 

두 작품은 제목과 함께 상황마저 닮았는데, 이후 오택이 로또 1등이 당첨되며 큰 행운이 뒤따라 오는 장면은 안타까움을 몇 배로 느껴지게 했습니다.

 


미스 캐스팅? No! 오히려 베스트 캐스팅.

 

<운수 오진 날>의 캐스팅 소식과 예고편이 공개했을 때만 해도, 유연석이 매우 선한 인상이라 연쇄살인마 역할에 대한 몰입도를 방해한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저 역시 같은 생각을 했는데, <운수 오진 날>이 공개되고 나서 배우 유연석의 뛰어난 연기력과 오히려 선한 인상에 나쁜 인물이 실제로 사회에 있을 수도 있을 법한 느낌이 들어 베스트 캐스팅이라 느껴졌습니다.

 

겉은 선하고 좋은 일을 많이 하는 능력자가, 사실은 뒤가 구리고 악랄한 사람인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흔하진 않지만 은근히 이런 사람은 있었기 때문에 캐스팅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법 절차의 문제점, 안전불감증.

 

극이 진행하면서 황순규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황순규 역시 금혁수에 의해 아들을 잃은 엄마로 나옵니다.

 

아들의 복수를 위해 계속해서 증거를 수집하여 경찰들에게 보여주면서 금혁수의 위험성을 말하지만, 경찰은 제도적인 절차를 언급하며 연쇄살인마에게 살인할 시간을 주고 증거를 없앨 시간을 주는 답답한 행동을 보여줍니다.

 

'몇 명은 순서를 밟고, 몇 명은 출동하면 되지 않나?', '위험한 상황에선 일단 절차보단 행동이 먼저 일 수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다들 모를만한 택시 비상등의 존재를 알려줘서 되게 유용하단 느낌이 들었지만, 다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이게 맞아? 실제라면 켜졌다고 신고할 사람 요즘은 오히려 많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나오면서 작품이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까지 가미되었다는 느낌이 매우 좋게 다가왔습니다.

 


적절하지만 아쉬운 반전 요소.

 

연쇄살인마가 사실 하나가 아닌 둘이었고, 결국 이병민이 금혁수와 의견이 틀어져 금혁수를 죽이고, 이병민이 금혁수인 척 연기하며 사람들을 죽이는 반전은 되게 놀라웠지만 어딘지 모르게 허술하다 느껴졌습니다. 더 촘촘한 묘사를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었고, 밀항하는 척 국내에 남는 모습은 누구나 예측이 가능한 뻔한 내용이라 아쉬웠습니다.

 


닮은 두 사람, 다른 결과.

 

처음엔 오택과 이병민이 전혀 다른 상태였지만, 이병민이 계획적으로 오택을 협박하고 가족을 건드리면서 둘은 닮아갑니다. 이후 4년이란 시간이 흘러 둘은 상황마저 닮아가는데, 각자 다른 방식이지만 부유한 삶으로 변한 점과 가족이 임신한 상황과 임신한 가족을 납치한 것 등 많은 것이 닮아갑니다.

 

오택은 결국 이병민이 매번 했었던 선택인 "누군가를 죽이는 짓"을 하지 않아 최소한의 죗값을 치르고 해피엔딩으로 남았지만, 이병민은 눈을 잃고 자신의 살인 행적이 드러나면서 사형을 선고를 받게 되는데, 이것은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닌 새드엔딩으로 남게 됩니다. 앞을 보이지 않으니 누군가를 죽일 수 없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저는 복수가 시원하지 않아서 답답했지만, 시원한 복수였어도 그게 정의가 아니기 때문에 답답했을 거라는 묘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황순규 그리고 조력자라는 인물의 스토리가 굳이 필요했나?

 

황순규의 서사가 개인적으로 굳이 필요 없는 사족처럼 느껴졌습니다. 특히 황순규를 돕고, 오택까지 돕는 조력자의 출연이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총을 쉽게 구하고, 가스를 제조하고, 수갑을 푸는 등 비범한 능력의 조력자가 굳이 필요했나 싶었습니다. 전개적인 측면에서 너무 뜬금없는 느낌이 들었고, 비현실적으로 능력이 뛰어나서 공감하기 어려웠습니다.


마치며...


아쉬운 작품. 킬링타임으로는 좋음.

 

<운수 오진 날>은 극이 진행되면서 깊어지고 어두워지는 이야기에서,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서사를 중심적으로 보면 좋은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복수가 시원하지 않은 점과 사족 느낌의 스토리와 답답한 전개를 빼면 킬링타임으로 제격인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8화로 줄이고 빠른 전개와 함께 킬링타임적인 요소를 더 가미했으면 어땠을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택이 그런 짓을 저질렀는데 처벌을 저렇게 적게 받는 건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느껴져서 여러 현실적인 요소를 제대로 적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그래도 뭐 빠르고도 가볍게 볼만합니다. 개인의 취향으론 재밌지만 아쉽고, 킬링타임 요소지만 답답한 드라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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