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14. 00:00ㆍ드라마/드라마 후기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우씨왕후> 후기
<우씨왕후>는 에피소드 구성을 여러 모로 실패한 드라마입니다.
최근 선정성·액션·연기력·고증 등 여러 측면에서 화제를 몰고 있는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우씨왕후>가 어제 파트2가 공개되었습니다.
저는 방금 전에 마지막화까지 보았는데, 개인적으로 볼만하다가 재미가 고조되고 갈수록 실망감만 가득한 드라마였는데, 마지막까지 보고 나서 허탈함까지 몰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킬링타임 정도에서 살짝 못 미치는 드라마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애매한 작품이라고 생각 듭니다. 물론 좋은 점들은 있었고, 장점은 명확했으나 단점이 압도할 정도로 명확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끝냈을 거라면 파트1과 파트2로 나눌 것이 아닌, 시즌1과 시즌2로 길게 나누었어야 했습니다. 도대체 300억 원의 제작비는 어디에다 쓰였을지 궁금합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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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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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을 표방하려 했으나,
시시한 땅따먹기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모방과 독창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판타지, 모험, 사극 등의 장르의 대표적인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분위나 전개 방식을 참고를 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은 실제 있었던 이야기는 아닌 판타지이니 그런 것을, 드라마 <우씨왕후>에선 당시 시대적으로 신적인 존재인 무속을 많이 숭배하는 거로 대체했다고 생각이 들었고, <반지의 제왕>에서는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모으려는 간달프의 모습이 <우씨왕후>에서는 셋째 왕자에 대항할 세력을 모으는 왕후의 모습과 매우 비슷했습니다.
특히 8화 마지막에 성을 눈앞에 두고 싸우려는 모습은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이나 <우씨왕후>나 같은데, 전투가 어느 정도 진행한 이후 희망을 보여주면서 끝나는 <반지의 제왕>과 달리, <우씨왕후>는 그냥 주인공 왕후가 기세만 올리고 잔뜩 오그라드는 대사만 내세운 채 아무런 전투 장면은 없이 허무하게 끝이 났습니다.
보는 시청자 모두에게 "이게 뭐야."라는 이미지만 가득할 수 없는 화장실에서 엉덩이를 닦고 나오지 않은 그런 느낌이 잔뜩 들었습니다.
두마리의 토끼를 쫒다가 결국 도구만 낭비하였습니다.
'이도저도 아닌 뭘 보여주고 싶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투와 정치를 적절하게 배분해서 연출했어야 했으나, 마지막으로 갈수록 전부 애매하게 흘러갔습니다. 전투 장면이 좋다는 소문을 듣고 시작했으나, 정작 거대한 전투 장면은 1화에서 5분 남짓한 장면만 나오고, 가끔 평지나 궁에서 싸우는 것 외에 드라마의 대부분의 전투 장면은 말 타고 추격에 치중되어 있는데, 이 전투 장면을 하나로 편집해서 보면 쭉 이어지는 장면으로 인식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매번 똑같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디어가 시시하고 진부했습니다.
특히 추격전에서 배경음악이 주는 긴장감과 속도감은 정말 큰 데, 여러 장면에서 배경음악은 없었으며, 소리가 정말 작아서 거의 들리지 않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리고 추격전에서 영화의 색감과 명암을 정말 낮추어서 잘 보이지 않는 장면들이 다수 존재했습니다.
특히 반전을 주기 위한 각 인물들의 아주 짤막한 서사의 시도는 좋았으나 대단한 반전은 없었고 모두 예상 가능한 반전이며 이 반전이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각 부족이나 지역의 정치적인 면모를 보여줄 것이었으면 적절한 서사를 조금이라도 더 보여주고 이어갔어야 했었으나 몇 분도 안 되는 장면이나 몇 마디 불과한 말로 설명이 부실하였습니다.
전투를 할 것이면 전투만, 정치를 할 것이면 정치만 했어도 중간은 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도대체 왜 갑자기 을파소가 고씨왕족을 몰살시키려다가 왕후 편에 선 것인지 명확한 설명도 부족했습니다.
우씨왕후의 서사가 부족하다.
주인공의 서사를 너무 배제하였습니다.
제목 자체가 <우씨왕후>였으나,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했습니다. 고구려의 고국천왕인 고남무와의 이야기와 우씨 집안의 이야기도 나오긴 했으나 왕후가 자기 편들을 포섭한 과정들이 죄다 탐탁지 않습니다. 본인들의 생존과 부족 혹은 세력 및 집안의 생존이 걸린 문제인데 간단한 장면과 말로 성급하게 설명하고 끝내는 것이 정말 드라마의 몰입도를 해칩니다. 왕후가 고집하려는 것들에 대한 의도가 무엇인지 갈수록 흐려지는 느낌입니다.
불필요한 노출 장면과 적절하지 못한 장면이 많았습니다.
살려야 할 디테일을 전혀 살리지 못했습니다.
드라마 <우씨왕후> 1화부터 선정적인 장면들이 등장하는데, 우순을 중심으로 한 정사신이 이야기와 정확히 맞물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실제 역사에서 결국 산상왕이 되는 승리자인 넷째 왕자 고연우를 변태에 겁쟁이로 그려내는 모습과 무능한 사람으로 분류해 연금되는 장면은 아무리 상상력을 가미했다고 하더라도 너무한 수준이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셋째 왕자 고발기는 잔인하고 포악한 사이코패스 느낌으로, 다섯째 왕자 고계수는 하늘로 돌아간 선왕 고남무의 말만 따르는 막냇동생으로 묘사한 것은 이상한 해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이런 건 대표적인 고증오류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극 중에서 형님 폐하라는 대사가 나왔는데, 과거 드라마 <용의눈물>, <야인시대> 등의 작품을 내며 시대극에서 유명한 이환경 작가의 느낌을 줘서 옛날 사극으로 회귀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특히 앞서 제가 <우씨왕후>에 대한 소개 게시글에 소개드렸다시피 고증적인 오류가 상당히 존재했는데, 그것은 극 중 등장인물인 을파소의 스타일은 중국식이며, 태왕 부부가 입는 황색 옷과 함께 어깨의 둥근 용 문양은 곤룡포와 흡사한데, 이러한 스타일은 고국천왕 시기보다 한참 뒤인 수나라~당나라 대의 스타일입니다.
그럼에도 좋았던 점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제작진과 출연진의 고심이 돋보였습니다.
미국 드라마 <스파르타쿠스> 느낌이 강했지만, 우리나라 식으로 독창적인 드라마가 나왔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앞서 고증적인 문제를 꼬집었지만, 고구려가 유목민족인 스키타이의 문화에 영향을 받아서 있었던 고유의 의복을 제대로 재연한 점과 삼국시대의 문화적인 측면도 재연하려고 노력한 점들이 다수 보이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대중이 모르는 독특한 당시 시대상을 적절한 상상력과 결합하여 연출한 것은 많은 호기심과 함께 재미를 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보통 일반적인 사극에서 왕이 죽으면 '승하'를 쓰는데, 그것 대신에 "하늘로 돌아가셨다."라고 독특한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것은 알아보니 고구려 때 적힌 1차 사료인 광개토대왕릉비에 있는 추모왕의 죽음을 승천이라고 표현한 것에서 유래하여 인용한 게 꽤 괜찮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믿고 보는 배우들과 사전제작의 장점이 꽤 있었습니다. 시즌2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에는 시즌1의 아쉬움이 모두 해결되고 떡밥마저 다 회수되어 기억 속에서 좋은 작품으로 남길 바랍니다.
출처 :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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